자꾸 띵똥이 종이랑 크레파스 가져와서 코끼리, 사자, 폴리, 로이, 엠버... 그려달라고 그런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미술 시간 좋아했고, 그림 잘 그린다고 칭찬도 받아본 것 같은데... 그림 그릴 일이 없어서 그런가 막상 그려 보니 쉽지가 않았다. 못 그리는 정도가 아니라 어떻게 그려야 할 지 몰라서 종이 노려 보고 난감해 하는 것을 여러 번 반복했다. 간신히 끄적끄적 몇 번 그려줬는데 띵똥이랑 그림 그리는 시간이 마냥 즐겁지가 않았다. 그림 그리는게 아이 정서 발달에 좋다고 해서 크레파스도 사오고... 내가 시작한 건데... 나의 의도와 뭔가 다른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 것 같았다.
요즘 색칠놀이 책... 이런 거 잘 나와 있던데 그림 그리기 관련 책도 있지 않을까?... 해서 이 책 저 책 살펴 보다가 "엄마표 그리기 놀이"라는 책을 발견 했다. (참고로, 책 저자는 천소라는 분이고, 출판사는 로그인이다.)
<좌: "엄마표 그리기 놀이" 책 표지, 우: 책에 같이 들어있는 스케치북>
이 책은 하나의 소재마다 두 페이지씩 할애하여 한 페이지에는 그리는 순서/방법, 다른 페이지에는 완성+응용 그림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동물(코끼리, 기린 등), 자연(나무, 잠자리, 개구리 등), 탈 것(버스, 비행기, 경찰차 등)...이다. 일단, 이 책 한 권으로 요즘 띵똥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그려 줄 수 있어서 좋다. 어설픈 듯 하면서 잘 그려놓은 그림 덕분에 나도 한 번 그려보자! 하고 그림을 쉽게 따라 그리게 되는 것 같다.
그리는 방법을 보고 폴리와 앰버를 그려줬다 (좌측 사진). 내가 선으로 형체를 그려주면, 띵똥이 색칠놀이 하듯 색을 칠해서 완성하며 놀았다. 앰버는 핑크라며 굳이 앰뷸런스를 핑크로 열심히 색칠해 놓았다. 그리고, 폴리가 좋다고 웃는 얼굴 스탬프를 열심히 찍어 놓았다.
기린 그림 완성 페이지를 보고는 띵똥이 기린 옆에 나무를 그려 달라기에 나무도 그려줬다 (우측 사진). 나무를 그려 놓으니 기린이 먹어야 한다며 나뭇잎 스탬프를 한가득 찍어 놓았다.
위에 그려진 하마, 호랑이, 개, 토끼, 코끼리, 원숭이... 모두 책을 보고 따라 그렸다. 여전히 그림 못 그리는 엄마이지만, 그래도 어떻게 그리면 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돼서 참 좋다. ^^;;; 띵똥은 띵똥대로 그려달라고 부탁하면 엄마가 흔쾌히 들어주니 좋아하는 것 같다.
원래 띵똥은 색칠하라고 하면 그림 테두리를 넘어가지 못하고 안에서 살살 칠만 해 놓았다. 그걸 보고 띵똥 엄마(나), 띵똥 외할머니, 친할머니도... 모두 띵똥의 색칠을 보면서 "우리 띵똥 소심하구나!" 라고 했다. 요즘은 그림 그리기 자주 하고 놀아서 자신감이 좀 생긴건지 색칠이 훨씬 대담해졌다. 오늘은 며칠 전 그려놨던 동물 그림 페이지(바로 위 사진 속 좌측 그림)을 다시 펼쳐들더니 날씨가 더우니까 동물들이 물에 들어가서 수영도 하고 씻는다며 하늘색 크레파스로 열심히 칠 해 놨다. 띵똥이 하늘색을 벅벅 칠 하는데 옆에서 보는 나는 너무 속이 시원했다. 사실 나는...선을 넘어 칠 하는 것을 잘 하지 못하는 띵똥을 보면서 좀 답답하기도 하고, 한 편으론 걱정도 좀 됐었다. 시원시원하게 벅벅 칠 하는 모습을 보니 띵똥이 뭔가 겁내 하던 것을 조금은 이겨낸 것도 같고, 용기가 생긴 것 같아 보여서 좋았다.
띵똥도 엄마인 나도... 이렇게 같이 배워 가고 있는 것 같다. 모르는 것도 같이 배우고, 겁 나는 것도 같이 이겨내고...아이랑 함께 배워서 좋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아이와 함께 하는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마워 토토 - 딸기 스페셜 (정자점) (2) | 2015.04.28 |
---|---|
대단한 로보카폴리 - 로보카 폴리와 시작하는 첫 영어 Set 1 (0) | 2015.04.14 |
폴리 퍼즐 맞추기 - 38조각은 여유있게~ 70조각은 쉬엄쉬엄 ^^ (0) | 2015.03.22 |
가베 놀이 (2) | 2015.03.20 |
아이와 함께하는 영어 공부 시작 (0) | 2015.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