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말아야지... 나서는 엄마가 되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 했는데 돌아보니 그렇게 잘 지키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그 다짐을 아주 못 지키는 것은 아닌데... 이 어중간함은 뭐지?...
아이의 속도에 맞춰주고, 아이에게 필요한 걸 적시에 제공해 주고 싶은데 실행하기 정말 어렵다. 실상은 내가 한 발 앞서서 아이 책이나 교재를 사들이고, 아이랑 한 번 해보고, 아이한테 아직 빠르다 싶으면(=아이가 흥미를 보이지 않고, 아이가 잘 따라하지 못하는 것) 살포시 아이방 한켠에 놓는다. 한동안 방치하다가 한두달, 많게는 8개월 지나서 아이가 슬며시 꺼내와서 뒤적뒤적 하면 그 전에는 안되던 것이 갑자기 된다! 예전에 스티커책을 좋아하는 친구 딸아이를 보고 띵똥이한테 스티커책을 사줬는데 스티커 한 개 위에 여러개의 스티커를 겹쳐 붙이길래 책장 한 켠에 꽂아두고 한동안 방치 했다. 얼마나 지나서일까... 8개월 쯤? 꽤 시간이 지난 후에 공룡 만화를 보고 있던 띵똥이가 갑자기 책장에 가더니 공룡에 관한 스티커 책을 찾아왔다. 그래서 해당 페이지에 대한 공룡스티커를 주니까 제 자리에 척척 가져다 붙였다. 오랫동안 엄마 모르게 스티커 붙이기 연습을 몰래 어디서 하고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모양을 알아보는 인지력과 스티커를 제자리에 맞춰 갖다 붙일 수 있는 손 소근육이 8개월 동안 많이 성장했다는 사실이 참 대견하고 기특했다.
오늘도 그랬다. 방 한켠에 있던 가베 상자를 무심히 열어서 나무 블럭들을 가지고 놀던 띵똥은 나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마음만 앞서서 가베는 사다 놨는데 가베로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 잘 모르는 엄마는 뭔가 참견을 하고 싶어서 가베 책을 뒤적이고 있었다. 띵똥이 슬그머니 옆에 오더니 "내가 해볼께~" 가베 교재에 있는 모양을 만들어 냈다. 아래 사진 속(사진 1. 2) 나무 블록도 띵똥이 가베 교재에 점선 따라 잘 올려놓은 것이다.
<사진 1. 바람개비 모양 위에 정확히 올려놓은 사진>
<사진 2. 교재따라서 블럭을 쌓아놓은 사진>
교재를 따라하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재를 보고 응용도 했다. 사진 3처럼 배라면서 블럭으로 바닥 깔고 테두리 쌓아 그럴 듯한 모양도 만들어 냈다. 몇 달 전에 가베 처음 사왔을 때만 해도 '이건 뭐지?'하는 약 10분 간의 호기심 섞인 뒤적임이 전부 였는데 오늘은 갑자기 혼자 가베 책을 뒤적이며 몇 시간씩 블럭 쌓기를 했다. 이렇게 아이는 성큼 성큼... 계속 자라고 있다.
<사진 3. 배 그림을 보고 블럭을 쌓아 배를 만듬>
아이만의 속도가 있는데 여전히 나는 그 속도를 잘 맞추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 발 앞선 교재 구매는 계속 하고 있다. ^^;;; 때론 약간 많이 빠르긴 하지만(무려 8개월이나!) 그래도 미리 옆에 대기하고 있었던 덕분에 아이가 활용할 수 있는 시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이가 못 따라온다고 아이한테 체근하면 안된다는 것... 어느 날인가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올 수 있는 그 날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셋트로 한꺼번에 들여놓은 우리집 가베는 아직 우리 띵똥이 안만져 본 것이 더 많다. 띵똥이 오늘처럼 자연스럽게 가베 마지막 단계를 가지고 노는 날을 인내심 가지고 옆에서 지켜보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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